깜희와 공주의 합사 이야기

깜희는 구조 이후, 먼저 별나라로 간 첫째 아이가 쓰던 방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방에는 방묘문이 설치되어 있었고, 나는 문 위에 긴 비치타올을 걸어 두어 서로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한 채 한 달 정도 탐색하는 시간을 주었다.
사실 나는 합사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첫째와 둘째가 아팠을 때 격리 케어를 했던 경험이 있었고, 특히 첫째가 혼자 남았을 때 공주와의 거리도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좁혀졌기 때문이다.
공주는 첫째가 가까이 다가오면 하악질을 하긴 했지만, 크게 싸우지는 않았다.
언니를 받아주는 모습에 그래도 안심했었다.

구조한후 다음날 깜희 모습 ~ 7층인데 길에서 빈집 창문으로 들어가고 나와서 우리 아파트에서도 창문으로 나가고 싶은지 첫날은 저렇게 있었다.
무엇보다 깜희는 공주가 길에서 낳은 딸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둘의 만남이 수월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깜희와 공주는 서열 싸움을 시작했고, 나는 몇 번이나 그 사이를 말려야 했다.

사진은 방묘문 앞에서 감시하는 공주의 모습
지금도 여전히 감시하지만 확실히 지금은 계속 경계
태세는 아니다. 자기방에서 휴식도 취하고 내가 안방에서 쉬면 침대로 온다.
질투쟁이라서 깜희를 조금이라도 예뻐하면 즉시 달려온다.
그래도 서서히 적응중이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자연스럽게 서열이 정리될 거라 생각했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미 이 집이라는 왕국의 주인은 공주였다.
깜희가 공격 의사를 보이지 않는데도, 공주는 반복해서 혼내고 겁을 주었다.

외출중 폰으로 확인한 CCTV에 찍힌 모습!
쿠션위에 공주 캣볼안에 깜희가 있다 😢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방묘문을 단단히 닫아두고 잠시 외출을 했는데, 문 위에 걸어둔 빨래가 걸이에 함께 끼면서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던 모양이다.
CCTV를 확인하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공주가 깜희의 방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강을 잡듯’ 깜희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깜희는 화장실로 도망가 있었고, 방 한쪽에는 실수로 싸놓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화장실 안에 웅크린 깜희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반대로 공주는, 마치 그 방의 주인이 된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당분간 합사를 포기하기로 했다.
내 생각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니었다.
지금은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주고 있다.
깜희는 작은 방을 자신의 영역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마음껏 뛰어논다.
사냥 놀이를 하고, 공을 굴리고, 우다다를 하며 점프까지 아주 잘 지낸다.
사람 손도 타지 않던 야생의 아이였지만,
이제는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궁디 팡팡도, “오구오구”도 모두 받아들이는 아이가 되었다.

공주가 자기 방 캣타워와 화장실, 스크래처, 숨숨집이 있는 그 공간에 있을 때면,
나는 깜희가 천천히 밖으로 나와볼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유도한다.
아직은 겁이 많아, 잠깐 나왔다가도 금세 도망가버리지만.
그래도 나는 믿는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인정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그리고 그때, 우리 세 가족은 조금 더 편안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게 될 거라고.
지금까지 깜희 공주 합사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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